아이들의 화분

 랑이 | 따이어리, 두번째 | 2009/05/03 12:44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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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지난달 식목일, 윤섭이랑 윤하랑 원에서 화분을 한두개씩 들고 왔다.
 씨앗을 심어서 흙 뿐인 화분을 들고 왔을 땐, 과연 싹이 틀까... 아니면 애들이 실망할텐데 걱정이 앞섰다.
 처음 화분을 들고 온 날, 윤섭이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.

 "엄마. 이 애들이 잘 자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세요? 충분한 햇빛을 주고 적당한 물도 주고 바람도 쐬어 주고... 무엇보다 사랑을 주면 잘 자랄거예요!"

 원에서 선생님께 들은 말이겠지만, 나는 적잖이 감동했다. 흔한 말이지만 사실 진실이 아니던가.
 나는 지금껏 샀던 꽃 화분을 모두 죽인 화려한 경력이 있는데, 생각해보면 항상 관심과 애정이 부족했던 탓이 아닌가 생각한다.
 나는 초심자의 마인드로 윤섭이가 해줬던 얘기를 곱씹으며,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실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 날부터 정성껏 화분을 돌봐왔다. 윤섭이의 말대로, 매일 햇빛을 보게 해주고, 이틀 간격으로 물도 주고, 하루 한번씩 바람도 쐬게 해주었다. 가끔 화분에게 말도 건네면서... 잘 자라주길 기원했다.
   
 윤하처럼 늦된 과꽃이 처음으로 두개의 떡잎을 세상에 내놓던 날엔, 마치 윤하가 첫 걸음마를 했을때처럼 기뻤다. 윤섭이는 그동안 과꽃이 죽은 게 아닐까 걱정했었기 때문에 어린애답게 뛸듯이 좋아했다. 자기가 심은 씨앗이 제대로 된 식물로 자라는 걸 보는 어린애의 마음은 얼마나 신비로울까. 나는 그런 윤섭이와 윤하를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걸 느낀다.

 아이를 키우다보면, 아이를 가르치는 건 역시 부모지만 반대로 부모가 아이에게 배우는 것도 많다.
 이번에 세개의 화분을 아이들과 함께 기르면서 나는 또 한번 아이에게 배웠다.
 아이를 키운다는 건 또 한번 세상을 배우는 것, 그 자체인 듯 싶다.   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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윤섭이가 심은 강낭콩(으로 추정?!)
흰꽃이 예쁘게 피었다가 지고, 그 사이로 열매가 나오고 있다. ^^
콩이 열리면, 몇개라도 좋으니 윤섭이 먹는 밥에 기념으로 넣어줘야겠다 ㅎㅎ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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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이건 윤섭이가 심어온 과꽃. 언제쯤 자라서 꽃이 피려나... ^^;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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윤하가 심어온 강낭콩.
 윤하는 가져온 날부터 관리를 엄마에게 떠넘겼기 때문에.. 내가 관리하고 있다. >_<
 그래도 하루에 한번씩 들여다보고 "와! 멋있다~"를 연발하는 윤하씨.. ㅎㅎ
 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. ^^



<추신>
 몇일 전에 화분들 모두 분갈이를 했다.
     너무 커서 원에서 가져온 플라스틱 컵으로는 한계가 있어서.. ^^
         분갈이를 도와주신 친정어머니께 ㄳㄳ (...)
2009/05/03 12:44 2009/05/03 12:4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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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둥이오빠 2009/05/03 14:49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후후후 하얀 꽃이 예쁘게 피었었는데, 그 사진이 없는게 아쉽네요. 윤섭이와 윤하에게 생명의 신비를 가르쳐주는 좋은 이벤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^ㅁ^

  2. black 2009/05/06 10:51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강낭콩에 지지대 하나 꽂아줘야겠다 +_+;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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